자신이 최대한 긴장을 풀고 받아들이려 한들, 상대가 분노에 맡겨 막무가내로 허리를 움직인다면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렉스는 사무치게 깨달았다.
"핫…… 읏, 하아…. 아…!"
입에서 새어 나오는 거친 호흡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하아… 아…… 읏…!"
그저 주먹을 꽉 쥐고 고통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상대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숨을 고르며 다시금 찾아올 아픔을 기다렸지만, 오스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의아함에 눈을 뜨자, 자신을 안쓰러운 듯 내려다보고 있는 오스카의 얼굴이 보였다. 그의 눈길이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알렉스의 입술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프다면 그만해도 괜찮아. 어때?"
그것은 아마도 동정심에서 우러난 제안이리라.
이런 기막힌 상황에서조차 신사답게 굴려 하다니. 알렉스는 그 사실이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웃는 거야."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알렉스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양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 난 난폭하게 당하는 것도 좋아하거든."
오스카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이윽고, 그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찬찬히 알렉스의 몸을 훑기 시작했다.
목울대가 선명한 젖혀진 목부터 시작해, 풀려진 단추와 타이 사이로 드러난 매끄러운 가슴팍과 탄탄한 팔, 그리고 평소라면 절대로 보일 리가 없는 맨 발목까지.
그러나 그 시선에 담긴 감정은 욕정이라기보다는 난색과 의문에 가까운 것이었다.
실제로 오스카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피부를 맞대고 있음에도, 자신의 몸 아래에 있는 생물이 대체 어떤 존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윽고 그는 한숨을 내뱉었다.
"넌 정상이 아니야."
"하, 하하하."
알렉스는 저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뭐가 그렇게 웃긴데."
"내가 정상이 아니라면, 그건 너도 마찬가지니까."
비웃음을 가득 담아 그는 고했다.
"넌 빚 때문에, 동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러는 거라고 했잖아?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내 안에서 아주 기세가 등등한걸."
오스카는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시끄러워. 넌 그냥 내가 하는 대로 있기만 하면…… 읏…!?"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자극에 그는 숨을 삼켰다.
지금까지는 그저 부드럽게 감싸고 있을 뿐이었던 내부가 갑작스레 그를 단단히 조여 들며, 부드럽게 깨무는 것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으…… 아… 하아…!"
난생 처음 느껴보는 현기증이 날 정도의 쾌감에, 오스카는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마냥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하아… 으…!"
"읏…… 하아… 왜 그래, 오스카?"
대답할 여유조차 없이 몸을 떨고 있는 오스카에게, 알렉스는 교묘하게 하반신을 밀착시키며 자신으로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스카는 분명 방금 전까지의, 양자 모두 수동적인 섹스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리라. 그리고 남자와의 섹스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한 건 없었다며, 자신이 우위를 점한 기분마저 느끼고 있었겠지.
하지만 그런 것 따윈 전부 착각에 불과했단 걸 깨닫게 해주지 않으면.
"하아… 으… 아…!"
받아들이는 쪽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셔츠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부드럽게 옆구리를 쓸어내리는 끈적한 손놀림도 그에게는 분명 미지의 경험이리라. 순식간에 치밀어 오른 사정감을 참느라 이를 악물며, 어떻게든 이성을 되찾으려 발버둥치는 그 모습을 알렉스는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너무 좋아서 말도 못하겠어?"
"읏… 하아…… 잠, 깐…!"
입술에서 흘러나온 오스카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나약했다.
"안돼. 더는 못 기다려.
 지금까지 네가 미적지근하게 움직이는걸 참아줬잖아.
 어서 움직여. 날 더 즐겁게 해줘야지?"